구글 '알루미늄 OS' 공식 확인: 안드로이드·크롬OS 통합으로 PC 시장 도전장

구글이 안드로이드와 크롬OS를 통합한 새로운 운영체제 알루미늄 OS(Aluminium OS) 개발 사실을 공식 확인했습니다.

2026년 출시를 목표로 하는 이 프로젝트는 윈도우와 맥OS가 지배하는 PC 시장에 본격적으로 도전하는 구글의 야심 찬 계획입니다.

알루미늄 OS, 그게 뭔가요?

알루미늄 OS는 구글이 내부적으로 사용하는 코드명으로, 안드로이드를 기반으로 한 PC용 운영체제입니다.

2024년 11월 24일 구글이 링크드인에 게재한 채용 공고를 통해 그 존재가 처음 공개됐습니다.

채용 공고에는 "인공지능(AI)을 핵심으로 구축한 새로운 안드로이드 기반 운영체제 알루미늄 작업을 담당할 시니어 제품 관리자"를 찾는다는 내용이 명시되어 있습니다.

이름의 유래는 크롬OS의 오픈소스 버전인 크로미움(Chromium)처럼 금속 이름에 '-ium'을 붙인 것으로, 영국식 철자 'Aluminium'에서 'Al'은 안드로이드(Android)의 약자를 의미하기도 합니다.

왜 지금 통합하는 걸까?

현재 크롬OS는 전 세계 데스크톱 OS 시장에서 약 1.5~1.9%의 점유율에 불과합니다.

미국에서는 교육 시장 덕분에 8.44%까지 올라가지만, 윈도우(약 72%)와 맥OS(약 14%)에 비하면 크게 뒤처지는 수준입니다.

크롬OS의 가장 큰 문제는 정체성의 혼란입니다.

초기에는 웹 기반의 가벼운 OS로 시작했지만, 안드로이드 앱 실행 기능, 리눅스 앱 지원 등을 덧붙이면서 '프랑켄슈타인' 같은 상태가 되었다는 평가를 받아왔습니다.

안드로이드 앱이 크롬북에서 실행되지만 일부 앱은 호환되지 않고, 해상도 문제도 발생하는 등 통합이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구글이 이 시점에 통합을 추진하는 가장 큰 이유는 AI입니다.

채용 공고에서 알루미늄 OS가 "AI를 핵심으로 구축된" 운영체제라고 명시한 것처럼, 구글은 Gemini AI 모델과 서비스를 PC 환경에서도 완전히 활용하고자 합니다.

2025년 9월 퀄컴의 스냅드래곤 서밋에서 구글의 디바이스 및 서비스 담당 수석 부사장 릭 오스털로는 이렇게 발표했습니다.

"과거에는 PC와 스마트폰에서 항상 매우 다른 시스템을 구축해왔습니다. 우리는 이를 결합하는 프로젝트에 착수했습니다."

퀄컴과의 협력으로 강력해진 성능

알루미늄 OS는 기존 인프라를 활용해 개발되고 있습니다.

크롬OS는 이미 안드로이드의 리눅스 커널과 핵심 구성요소를 사용하고 있어, 통합을 위한 기반이 오래전부터 마련되어 있었습니다.

구글은 퀄컴과 협력하여 모바일과 데스크톱 컴퓨팅을 통합하는 공통 기술 기반을 구축하고 있습니다.

퀄컴의 스냅드래곤 X2 시리즈는 ARM 아키텍처 기반으로 최대 18코어, 5.0GHz 클럭 속도를 제공하며, 인텔과 AMD 대비 동일 전력에서 31% 더 높은 CPU 성능과 2.3배 향상된 GPU 효율성을 자랑합니다.

ARM 아키텍처의 장점은 명확합니다.

15~20시간 이상의 배터리 사용이 가능하고, 스마트폰처럼 즉각적인 부팅이 가능하며, 팬리스 디자인으로 조용하게 작동합니다.

현재 구글은 미디어텍 컴패니오 520과 인텔 12세대 앨더 레이크 프로세서를 탑재한 개발 보드에서 알루미늄 OS를 테스트 중이며, 이 칩을 사용하는 기존 크롬북은 업그레이드가 가능할 것으로 보입니다.

다양한 기기에서 사용 가능합니다

채용 공고에서는 'AL Entry', 'AL Mass Premium', 'AL Premium' 등 가격대별 제품군을 언급하고 있어, 구글이 저가 PC뿐 아니라 고급 PC 시장도 목표로 한다는 점이 확인됐습니다.

알루미늄 OS가 지원할 폼팩터는 노트북, 탈착형 2-in-1 디바이스, 태블릿, 그리고 크롬박스나 맥 미니 같은 미니 PC까지 포함됩니다.

특히 태블릿 시장에서는 애플 아이패드와 직접 경쟁하게 됩니다.

기존 크롬북 사용자는 걱정하지 마세요

기존 크롬북 사용자에게 중요한 소식이 있습니다.

구글은 크롬OS와 알루미늄 OS를 당분간 병행 운영할 계획입니다.

알루미늄 OS로 마이그레이션할 수 없는 기존 크롬OS 기기들은 수명이 다할 때까지 계속 업데이트를 받게 됩니다.

흥미로운 점은 구글 엔지니어들이 버그 리포트에서 기존 플랫폼을 '크롬OS 클래식(ChromeOS Classic)'이나 '논-알루미늄 크롬OS'로 지칭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는 구글이 새로운 안드로이드 기반 버전에도 크롬OS 브랜드를 그대로 사용할 가능성을 시사합니다.

이미 진화 중인 안드로이드 데스크톱 모드

알루미늄 OS의 기반이 되는 안드로이드 데스크톱 모드는 이미 상당한 발전을 이루었습니다.

안드로이드 16에서 공개된 데스크톱 모드는 삼성 DeX와 유사하게 작동하며, 작업 표시줄, 상태 표시줄, 윈도잉 경험, 통합 검색 등의 기능을 제공합니다.

구글과 삼성은 협력하여 안드로이드 16 전반에 걸쳐 더욱 매끄럽고 강력한 데스크톱 윈도잉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2026년 공개 예정입니다

알루미늄 OS는 2026년 출시가 예정되어 있습니다.

현재 안드로이드 16 기반 빌드를 개발 중이지만, 최종 출시는 안드로이드 17 기반이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가장 유력한 공개 시점은 2026년 구글 I/O 개발자 컨퍼런스(보통 5월 개최) 또는 안드로이드 17 정식 출시 시기입니다.

이번 통합이 성공한다면 구글은 개발 자원 효율화, 앱 생태계 통합, AI 기능 확장, 아이패드 경쟁력 강화 등 여러 이점을 얻게 됩니다.

무엇보다 구글은 스마트폰, 태블릿, TV, 자동차까지 다양한 폼팩터에 적응해온 안드로이드의 검증된 확장성을 활용할 수 있습니다.

알루미늄 OS는 단순한 운영체제 통합을 넘어, AI 시대에 맞는 새로운 컴퓨팅 패러다임을 제시하려는 구글의 야심 찬 프로젝트입니다.

2026년 첫 제품이 출시되면 PC 시장의 판도가 어떻게 변할지 주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