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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SIGHT

루이싱커피 성공 비결 – 사기 기업에서 중국 1위까지 부활기

by 구반장 2025. 12.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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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기업이 회계부정 스캔들로 나스닥 상장까지 폐지되었습니다.

주가는 하루 만에 75% 급락했고, 투자자들은 완전히 망할 거라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5년 후, 이 기업은 중국 커피 시장에서 스타벅스마저 제쳤습니다. 바로 루이싱커피(Luckin Coffee)의 이야기입니다.

2025년 현재 루이싱커피는 매장 수 2만 9,000개 이상을 보유하며 중국 커피 시장의 확실한 1위입니다.

뉴욕 진출에 이어 나스닥 재상장까지 추진 중인 루이싱커피.

과연 어떻게 이런 기적을 만들어낼 수 있었을까요? 그 성공의 비결을 들여다봅시다.


죽음의 문턱에서 살아난 2020년 사기 스캔들

매출의 절반이 조작되다

2020년 4월, 루이싱커피는 자체 조사 결과를 공개했습니다. 충격적인 내용이었습니다. 

2019년 2~4분기 조작된 매출이 22억 위안(약 4,600억원)으로, 공시한 매출의 절반이 가짜였습니다. 

창업자 루정야오 회장과 그의 친척 회사들이 거래를 조작한 것이었습니다. 주가를 띄우기 위한 악의적 거래 조작이었죠.

이 소식이 전해지자 하루 만에 루이싱커피의 주가는 75% 급락했습니다. 시총 약 50억 달러(7.4조원)가 증발했습니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1억 8,000만 달러의 벌금을 부과했고, 같은 해 6월 루이싱커피는 나스닥에서 상장 폐지됩니다.

신뢰 회복이 시작이었다

하지만 루이싱커피는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스캔들 직후 경영진 교체가 즉시 이루어졌습니다. 창업멤버이자 전 제품 담당 부사장이던 궈진이 CEO가 새로운 리더로 부상했습니다.

가장 먼저 한 일은 '진상 규명과 지배구조 개혁'이었습니다.

사외이사 중심의 특별위원회가 대대적인 조사를 펼쳤고, 회계부정을 주도한 창업자 루정야오와 전 CEO 첸즈야는 즉시 이사회에서 축출되었습니다. 부정행위에 가담한 팀 전원도 '영구 제명'되었습니다.

과거와 완전히 선을 긋기 위해 정관에도 명시했습니다. '사기를 저지른 전 경영진은 주식 의결권을 가질 수 없다'는 조항을 추가한 것입니다.​


데이터와 투명성으로 신뢰를 재건하다

새로운 기업문화의 탄생

궈진이 CEO는 신뢰 회복의 열쇠를 '기업문화'에서 찾았습니다.

스캔들 이전 루이싱에는 명확한 사명이나 핵심 가치관이 없었습니다. 10만 명이 넘는 직원들을 같은 방향으로 이끌 원동력이 필요했습니다.

이렇게 재정의된 기업의 핵심 가치는 '진실 추구와 실용주의'입니다.

잃어버린 신뢰를 되찾기 위해 루이싱커피는 다른 기업보다 일부러 더 과도할 정도로 투명성을 강조했습니다.

구체적으로는 어떻게 구현했을까요?

바로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실시간 데이터 공유입니다.

예전에는 제품개발, 마케팅, 매장 운영 부서가 각각 따로 일했고 정보 공유도 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모든 재무·운영 데이터가 블록체인 기술을 통해 투명하게 공유됩니다.

새로운 최대 주주, 센추리움 캐피탈

지배구조도 완전히 개혁되었습니다.

새로운 최대 주주로 중국 사모펀드 센추리움 캐피탈이 올라섰습니다.

불투명했던 가족 기업 체제에서 벗어나 전문 경영이 가능해진 것입니다.

 

가성비 전략으로 시장을 장악하다 – '코카콜라 전략'

스타벅스를 이기기 위한 다른 접근

새로운 경영진이 직면한 과제는 명확했습니다.

1999년부터 중국에 진출한 스타벅스는 주요 상권의 가장 좋은 입지를 차지했고, 브랜드 면에서도 압도적이었습니다.

궈진이 CEO는 '스타벅스와는 완전히 다른 전략'이 필요하다고 판단했습니다. 그것이 바로 '코카콜라 전략'입니다.

코카콜라를 생각해 보세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부터 청소부까지 모두가 마시는 음료입니다.

아무도 코카콜라를 저가 브랜드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루이싱커피의 CEO는 이 논리를 커피시장에 적용했습니다.

중국처럼 경쟁이 치열한 시장에선 수익성이 높으면 반드시 도전받게 됩니다.
만약 루이싱이 컵당 5위안을 번다면, 3위안만 버는 경쟁사가 진입하겠죠.
하지만 우리가 컵당 3위안만 남긴다면 신규 진입자가 끼어들 여지가 없습니다. 그게 바로 코카콜라 전략입니다.

 

코카콜라는 병당 3위안에 판매하는데, 신규 브랜드는 이 가격을 따라갈 수 없습니다.

루이싱커피도 같은 논리로 효율성을 극대화하여 저가로 고착시킨 것입니다.

모바일 중심, 테이크아웃 위주 – 비용 최소화 매장

루이싱커피의 가성비 전략을 가능하게 한 것은 모바일 앱 중심 주문과 초소형 픽업 매장입니다.

매장의 90% 이상은 6~18평 규모의 초소형 픽업 매장으로, 좌석이 없습니다. 인테리어, 좌석, 직원 수가 모두 대폭 줄어듭니다.

스타벅스처럼 편하게 앉아서 즐기는 공간은 없지만, 가장 빠르고 저렴하게 커피를 받을 수 있습니다.

모든 주문은 스마트폰 앱으로 이루어집니다. 이것이 단순한 주문 시스템이 아니라는 점이 중요합니다.

루이싱커피는 이 과정에서 고객 데이터를 수집하고, AI 알고리즘으로 최적의 매장 입지를 선정하며, 실시간 재고를 관리합니다.

2025년 3분기 루이싱커피의 매출은 152억 8,710만 위안(약 3조 1,67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0.2% 증가했습니다.

 

데이터로 히트 상품을 만들다

'생코코넛 라떼' – 루이싱을 구한 메가 히트

루이싱커피의 진정한 무기는 가격만이 아닙니다. 2021년 출시한 '생코코넛 라떼'를 보세요.

궈진이 CEO는 고객 주문 데이터를 분석했습니다. 

고객들이 우유 옵션을 코코넛 밀크로 변경하는 비중이 늘어나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이를 즉시 반영해 출시한 제품이 생코코넛 라떼였습니다. 결과는 놀라웠습니다.

  • 하루 200만 잔 판매
  • 누적 17억 잔 판매

이 한 제품이 루이싱커피를 구했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매년 100개 이상의 신메뉴 – 물량공세 전략

루이싱커피는 매년 100개를 넘는 신메뉴를 쏟아냅니다. 실제 수치를 보면:

  • 2021년: 113개
  • 2022년: 140개
  • 2023년: 102개
  • 2024년: 119개

거의 매주 새로운 메뉴가 나옵니다. 트렌드를 데이터로 검증하고 빠르게 제품화하는 능력은 타의 추종을 불허합니다.

콜라보 상품이 바꾼 시장

중국의 고급 백주인 '마오타이'와의 협업 제품 '장향라떼'는 출시 첫날 190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습니다.

루이싱커피는 고객이 카페에 가는 이유를 정확히 파악했습니다. 그것은 '커피 맛'이 아니라 '트렌디함'입니다.

중국 소비자, 특히 밀레니얼 세대는 SNS에 공유할 만한 화제성 있는 음료를 찾고 있었습니다.

 

중국 커피 시장의 현황과 도전

스타벅스를 추월한 2023년

2023년은 루이싱커피의 역사적 해였습니다. 매장 수와 매출 모두에서 스타벅스를 추월한 해입니다.

항목 루이싱커피(2025년 3분기) 스터벅스(중국)
매장 수 약 2만 9,000개 약 7,000개
시장 위치 1위 3위
루이싱커피는 2020년 4,000여 개였던 매장을 2025년에는 2만 9,000개 이상으로 늘렸습니다.

치열한 가격전쟁의 소용돌이

하지만 2022년 쿠디 커피의 등장으로 상황이 바뀝니다. 

쿠디 커피는 루이싱커피의 전 경영진(루정야오, 첸즈야)이 설립한 기업입니다. 일종의 '복수전'이었죠.

쿠디 커피는 '가맹비 제로'와 보조금 지급을 앞세워 무서운 속도로 성장합니다.

루이싱 매장 바로 옆에 쿠디 매장이 속속 들어섰습니다.

2022년 10월 설립된 쿠디 커피는 6월 말 현재 약 1만 5,000개 매장을 운영하며 '중국 커피 브랜드 중 역사상 가장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저가 경쟁의 영향

가격 전쟁은 루이싱커피에도 영향을 미쳤습니다. 2025년 3분기 실적을 보면:

  • 회사 전체 영업이익률: 15.5% → 11.6% (하락)
  • 직영점 1곳당 마진율: 23.5% → 17.5% (하락)

시장이 포화상태에 가까워지고 있다는 신호입니다.

 

글로벌 확장 – 뉴욕을 넘어 세계로

뉴욕 1호점 개설부터 9개까지 (6개월)

루이싱커피의 해외 진출은 생각보다 적극적입니다. 

2025년 6월 뉴욕 맨해튼에 미국 1호점을 개설한 지 6개월 만에 5개 매장으로 늘렸습니다.

특히 주목할 점은 '첫 모바일 주문 시 1.99달러' 같은 공격적인 프로모션으로 뉴요커를 공략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나스닥 재상장 추진

궈진이 CEO는 2025년 11월 '미국 나스닥 메인보드 재상장을 추진 중'이라고 공개적으로 밝혔습니다.

과거 문제를 전면적으로 해결하고 회사 경영 실적이 지속 개선됨에 따라 미국 본토 상장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이것은 결코 쉬운 과제가 아닙니다.

금융사기로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루이싱이 다시 나스닥에? 하지만 최근 수치들을 보면 불가능한 것만은 아닙니다.

  • 2024년 매출: 344억 7,481만 위안 (약 7조 1,200억원)
  • 2024년 순이익: 29억 3,170만 위안 (약 603억원)
  • 2025년 3분기 매출: 152억 8,710만 위안 (약 3조 1,677억원), 전년비 50.2% 증가

블루보틀 인수설

최근 루이싱커피가 네슬레 소유의 고급 커피 브랜드 블루보틀 인수를 검토 중이라는 보도도 나왔습니다.

이는 나스닥 재상장을 위한 전략적 움직임으로 보입니다.

 

중국 커피시장의 성장 잠재력

소비량은 아직도 선진국의 1/20 수준

루이싱커피의 적극적인 해외 진출과 신메뉴 전략의 배경에는 중국 커피시장의 막대한 성장 잠재력이 있습니다.

중국의 1인당 연간 커피 소비량은 약 22.24잔(2024년 기준)입니다. 이는:

  • 미국, 유럽: 100~200잔
  • 한국: 405잔

비교하면 극히 낮은 수치입니다. 중국 커피시장은 아직도 선진국의 1/10~1/20 수준인 것입니다.

연 3,100억 위안 규모의 블루오션

루이싱커피의 CEO는 다음과 같이 설명합니다:

중국 소비자의 연간 커피 소비량은 평균 10잔 정도밖에 되지 않았는데, 이제 22.24잔으로 늘었습니다. 선진국은 100~200잔 수준입니다. 중국 커피 산업은 고속 성장 궤도에 올라왔고, 앞으로 최소 10년은 성장 기회가 존재합니다.

 

실제로 중국 커피 산업 규모는:

  • 2023년: 약 2,600억 위안
  • 2024년: 약 3,100억 위안

매년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결론 – 신뢰와 혁신의 기사회생

루이싱커피의 성공은 '가격만으로 이긴 것이 아닙니다.'

실패와 회계부정으로 나락으로 떨어진 기업이 어떻게 부활할 수 있었나요?

 

첫째, 신뢰 회복이 최우선이었습니다. 전 경영진 축출, 지배구조 개혁, 블록체인 기술 도입으로 투명성을 강조했습니다.

둘째, 데이터 기반의 경영 혁신입니다. 고객 주문 데이터를 분석해 히트상품을 개발하고, AI 알고리즘으로 최적의 매장 입지를 선정합니다.

셋째, 명확한 차별화 전략입니다. 스타벅스를 모방하는 대신 '코카콜라 전략'으로 가성비와 편의성에 집중했습니다.

넷째, 빠른 실행과 혁신입니다. 매년 100개 이상의 신메뉴를 출시하며 트렌드를 선도합니다.

 

루이싱커피는 2025년 현재 뉴욕 진출에 이어 나스닥 재상장까지 추진하고 있습니다.

한때 사기 기업의 아이콘이었던 기업이 이제는 '기사회생의 아이콘'이 되었습니다.

중국의 대형 커피시장이 지속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루이싱커피가 이 '10년의 기회'를 어떻게 활용할지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혹시 당신도 루이싱커피의 전략에서 배울 점을 찾아보세요.

실패 후 신뢰와 혁신으로 다시 일어나는 방법은 모든 비즈니스에 적용 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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