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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SIGHT

홍콩 왕푹코트 아파트 화재 참사, 146명 사망

by 구반장 2025. 12.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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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11월 26일, 홍콩 타이포구 왕푹코트 아파트 단지에서 발생한 대형 화재가 홍콩 사회를 충격에 빠뜨렸습니다.

이번 참사로 현재까지 최소 146명이 사망하고 123명이 부상을 입었으며, 소방관 1명이 구조 작업 중 순직하는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화재 발생 경위와 진행 상황

현지시각 오후 2시 25분경, 왕푹코트 F동 외벽 비계에서 최초 화재가 발생했습니다.

건물 리모델링을 위해 설치된 대나무 비계와 녹색 그물망을 타고 불길이 순식간에 번져나갔고, 불과 1시간 만에 5개 동이 화염에 휩싸였습니다. 최종적으로 8개 동 중 7개 동이 화재 피해를 입었으며, H동만 경미한 피해로 그쳤습니다.

홍콩 소방당국은 화재 대응 단계를 오후 3시 2분에 3단계, 3시 34분에 4단계, 오후 6시 22분에 최고 단계인 5단계로 상향 조정했습니다.

소방관 767명과 장비 185대가 투입되었지만, 화재 진압에는 43시간이 소요되었고 11월 28일 오전 10시 18분에야 완전히 진화될 수 있었습니다.

왕푹코트 아파트 단지의 특징

왕푹코트는 1983년 완공된 31층 규모의 공공임대주택 단지입니다.

총 8개 동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약 4,800명이 거주할 수 있는 1,984 가구 규모의 대형 주거 단지입니다.

홍콩의 주택소유제도(HOS)로 지어진 이 단지는 서민과 저소득층을 위한 주택으로, 거주민의 40% 이상이 65세 이상 노인이라는 특징이 있습니다.

사고 당시 단지는 2024년 1월부터 시작된 전체 리모델링 공사가 진행 중이었습니다.

8개 건물 전체의 외벽은 비계그물로 둘러싸여 있었으며, 모든 창문은 폴리스티렌으로 덮여 있었습니다.

이러한 공사 환경이 화재를 급속도로 확산시키는 주요 원인이 되었습니다.

사고 원인에 대한 논란

화재의 직접적인 발화 원인은 아직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일각에서는 공사장 인부가 버린 담배꽁초가 원인이라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실제로 거주 주민들의 증언에 따르면, 이번 화재 이전에도 공사 인부들이 비계 위에서 상습적으로 흡연을 해왔다고 합니다.

하지만 더 큰 문제는 화재를 급속도로 확산시킨 요인들입니다.

홍콩 현지에서는 대나무 비계보다 건물을 둘러싼 녹색 그물망이 진짜 문제라는 의견이 지배적입니다.

관련 규정에 따르면 대나무 비계 설치 시 반드시 불연성 소재의 덮개를 사용해야 하지만, 이번 공사에서는 가연성 소재의 녹색 망이 사용되었습니다.

한 건축 전문가가 2024년 이 현장에서 채취한 녹색 천에 불을 붙여본 결과, 너무 쉽게 타오르는 것을 발견하고 정부 부처에 문제를 제기했지만 답변을 받지 못했다고 합니다.

더욱 충격적인 사실은 이번 리모델링 공사 비용이 약 620억 원에 달했지만, 난연성 소재 대신 가연성 망을 사용함으로써 절약할 수 있는 비용이 세대 당 고작 7,500원에 불과했다는 점입니다.

부실한 건물 내 안전시설

탈출한 주민들의 증언에 따르면 건물 내 안전시설이 거의 작동하지 않았습니다.

화재경보기는 울리지 않았고, 소화전도 작동하지 않았으며, 비상계단의 층수 표시는 페인트 때문에 지워져 있었습니다.

리모델링 공사 인부들이 비상계단을 통해 건물을 드나들기 위해 일부러 관리 사무실의 경보 시스템을 꺼뒀다는 증언도 나왔습니다.

또한 31층 고층건물임에도 불구하고 스프링클러가 설치되어 있지 않았습니다.

저렴한 가격으로 주택을 저소득층에게 공급하기 위해 초기 진화에 필수적인 스프링클러를 생략한 것입니다.

창문에 발린 가연성 발포 스티로폼도 간접적인 원인으로 지적됩니다.

리모델링 중 프라이버시 보호를 목적으로 창문을 가렸는데, 이것이 불길을 더 빠르게 퍼뜨렸을 뿐 아니라 거주자들이 외부 상황을 확인할 수 없게 만들어 피해를 키웠습니다.

생존자들의 증언

생존자들에 따르면 소방차 사이렌 소리를 들었지만 화재경보기가 울리지 않아 다른 곳에 불이 난 것으로 착각하고 가만히 있다가 이웃의 전화나 외침을 듣고 급하게 탈출한 경우가 많았다고 합니다.

한 D동 31층 거주민은 계단을 내려가면서 층마다 문을 두드려 이웃들을 깨웠지만, 보이는 화재경보기는 어느 것도 작동하지 않았다고 증언했습니다.

국제사회의 애도와 기부

이재명 대통령, 교황 레오 14세, 시진핑 중국 주석을 비롯해 라이칭더 대만 총통,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  등 세계 각국 지도자들이 애도의 메시지를 전했습니다.

이번 참사는 건축 안전과 공공 주거 시설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일깨워주는 비극적인 사건입니다.

홍콩 당국은 11월 29일부터 12월 1일까지 공식 애도 기간을 선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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