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I 챗봇 '클로드(Claude)'를 개발한 앤트로픽(Anthropic)의 기업가치가 3,800억 달러, 한화로 약 540조 원까지 치솟았습니다.
챗GPT를 만든 오픈AI의 기업가치(약 5,000억 달러)에 거의 근접한 수준으로, "제2의 오픈AI"를 넘어 "기업용 AI 1위 후보"라는 평가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앤트로픽이 오픈AI와는 정반대 전략을 택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광고 없는 클로드를 선언하고, AI 규제 강화를 적극 지지하며, 엔터프라이즈 시장에 집중하는 모습이 투자자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습니다.
반 년 만에 기업가치 두 배, 폭발적 성장의 배경
앤트로픽은 최근 시리즈 G 투자 라운드에서 300억 달러(약 43조 원)를 조달하며 기업가치 3,800억 달러로 평가받았습니다.
싱가포르 국부펀드 GIC와 벤처투자사 코투(Coatue)가 주도했고, D.E.쇼, 파운더스펀드 등 글로벌 대형 투자자들이 대거 참여했습니다.
불과 작년 9월만 해도 기업가치가 1,830억 달러 수준이었는데, 반 년 만에 두 배 이상 뛴 것입니다.
이는 "엔터프라이즈 AI와 코딩 시장에서 클로드가 사실상 표준이 되고 있다"는 시장의 기대가 반영된 결과로 보입니다.
앤트로픽은 확보한 자금을 기업용 AI와 코딩 시장 공략을 위한 연구개발, 제품 고도화, 데이터센터 및 인프라 확장에 집중 투자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투자사 입장에서는 '이미 수요가 폭발하는 서비스'에 인프라와 연구비를 쏟아붓는, 비교적 명확한 성장 스토리에 베팅한 셈입니다.
3년 만에 매출 0에서 20조 원대로 점프
앤트로픽의 연간 매출 추정치는 약 140억 달러, 한화로 20조 원 안팎 수준입니다. 3년 전만 해도 매출이 거의 0에 가까웠던 회사가 단기간에 두 자릿수 조 단위 매출을 내고 있다는 점이 투자자들을 더욱 자극하고 있습니다.
매출 성장의 핵심은 크게 두 가지입니다.
첫째, 대기업과 스타트업 모두 클로드를 문서 요약, 지식 검색, 고객 응대, 워크플로 자동화에 도입하며 사용량을 빠르게 늘리고 있습니다.
둘째, 개발자를 위한 '클로드 코드(Claude Code)'가 출시 이후 폭넓게 채택되면서 코딩용 AI 도구 매출과 트래픽이 급증했습니다.
앤트로픽 CFO 크리슈나 라오는 "고객들의 메시지는 동일합니다. 클로드가 기업의 업무 방식에서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실제로 상장 소프트웨어 기업들이 "AI가 기존 소프트웨어 산업을 대체할 수 있다"는 우려로 주가가 흔들릴 정도로, 클로드와 같은 AI 에이전트 도구의 파급력이 커지고 있습니다.
실제 일을 대신하는 AI 에이전트 시대
앤트로픽은 단순한 챗봇을 넘어, 실제로 일을 대신해주는 AI 에이전트 도구들을 빠르게 내놓고 있습니다.
2024년 5월 정식 공개된 '클로드 코드'는 코드 작성, 리팩터링, 버그 수정, 테스트 코드 생성 등 복잡한 작업을 연속적으로 수행합니다.
2026년 1월 중순에는 '클로드 코워크(Claude CoWork)'를 공개했습니다. 여러 단계를 거치는 복합 업무, 예를 들어 자료 조사부터 정리, 문서 작성까지를 사용자 대신 실행하는 도구입니다. 또한 법률, 영업, 재무, 마케팅, 고객 지원 등에 특화된 확장 기능을 오픈소스로 공개해 SaaS 기업들 사이에서 "AI가 기존 구독형 소프트웨어를 대체할 수 있다"는 불안감까지 일으켰습니다.
사용자 입장에서는 한 번 질문하면 여러 단계를 묶어서 처리해주는 AI를 통해 문서 작성, 데이터 정리, 코드 작업 같은 반복 업무 시간을 크게 줄일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입니다.
오픈AI와 정반대 노선, AI 규제 강화 지지
앤트로픽이 투자자뿐 아니라 정책 커뮤니티에서 주목받는 이유는 오픈AI와 확연히 다른 '규제·정치' 노선을 택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2026년 2월, 앤트로픽은 AI 규제와 안전장치 강화를 지지하는 슈퍼PAC '퍼블릭퍼스트액션(Public First Action)'에 2,000만 달러(약 288억 원)를 기부했습니다. 퍼블릭퍼스트액션은 연방정부가 주 차원의 AI 규제를 무력화하려는 시도에 반대하며, AI 안전 규칙을 강화하려는 후보들을 지원하는 단체입니다.
반면 오픈AI 사장 그레그 브록먼 등은 규제 강화에 회의적인 입장을 가진 슈퍼PAC '리딩더퓨처(Leading the Future)'의 주요 후원자로 참여하고 있습니다. 이 그룹은 경직된 규제가 혁신을 막을 수 있다고 주장하며, 보다 느슨한 규제를 선호하는 후보들을 지원합니다.
앤트로픽은 "앞으로 몇 년간의 AI 정책 결정은 노동시장, 국가 간 세력 균형까지 흔들 수 있는 만큼, 방관자가 되지 않겠다"고 밝히며 스스로 '규제 친화적 AI 기업' 이미지를 구축하고 있습니다.
광고 없는 클로드 vs 광고 도입한 챗GPT
수익 모델에서도 두 회사의 차이는 분명합니다.
앤트로픽은 최근 "클로드는 광고 없이 운영될 것"이라고 공식 선언했습니다. 이는 이용자의 대화 데이터를 활용한 광고 노출 대신, 기업용 유료 구독과 API 사용료 같은 보다 전통적인 B2B 수익 모델에 집중하겠다는 메시지입니다.
광고가 없는 구조는 검색·추천 결과가 광고에 의해 왜곡될 가능성을 줄이고, 기업 고객 입장에서는 '데이터가 광고나 타겟팅에 쓰이지 않는다'는 심리적 안정감을 줍니다. 장기적으로는 "신뢰 기반 엔터프라이즈 AI 플랫폼" 이미지를 쌓는 데 유리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오픈AI는 미국에서 챗GPT 무료 및 저가 요금제 이용자를 대상으로 광고를 도입했습니다.
예를 들어 사용자가 "멕시코 음식 레시피를 알려줘"라고 물으면 관련 핫소스 브랜드 광고가 함께 노출되는 방식입니다. 또한 슈퍼볼 광고에 수천만 달러를 집행하며 대중 마케팅에도 적극 나서고 있습니다.
앤트로픽은 올해 슈퍼볼 광고에서 오픈AI의 이런 광고 도입을 풍자하는 메시지를 담아, "우리는 광고 대신 안전과 신뢰를 팔겠다"는 이미지를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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