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는 종종 일을 척척 해내고 목표를 달성하는 사람들을 보며 타고난 능력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에이전시(agency)', 즉 스스로 상황을 만들어가는 힘은 충분히 후천적으로 키울 수 있는 기술입니다.
미국 변호사이자 세계 1위 여성 포커 플레이어였던 케이트 홀의 경험을 바탕으로, 지금 당장 실천할 수 있는 에이전시 훈련법을 소개합니다.
에이전시란 무엇인가
에이전시는 단순한 목표 설정이 아닌, 현실을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움직이게 만드는 실행력을 의미합니다.
케이트 홀은 이를 "일이 일어나게 만들겠다는 명확한 결심"이라고 정의합니다.
그녀는 30대에 대법원 변론 변호사, 프로 포커 플레이어, 스타트업 COO 등 여러 영역에서 성과를 냈지만, 자신을 천재가 아닌 "에이전시를 후천적으로 키운 사람"이라고 말합니다.
핵심은 재능보다 결정과 실행의 빈도입니다.
똑똑함이 아니라 실제로 행동에 옮기는 횟수가 차이를 만듭니다.
에이전시를 키우는 5가지 실전 방법
1. 거절을 일부러 모으기
대부분의 사람은 거절당할 것 같은 요청을 피하는데, 바로 그 구간에 인생의 큰 기회가 숨어 있습니다.
케이트 홀은 "받을 가능성이 높은 부탁만 하는 사람은 목표를 너무 낮게 잡고 있는 것"이라고 말합니다.
실제로 그녀는 "제가 당신의 조직을 맡아 운영하면 어떻겠습니까"라는 과감한 제안을 이메일로 보냈고, 한 명에게는 거절당했지만 다른 사람과는 새로운 조직을 함께 만드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바로 실천하기
- 이번 주에 거절당해도 괜찮은 요청 5개를 적고 실제로 시도해보세요.
관심 있는 회사 임직원에게 20분 커피챗 요청하기, 롤모델에게 짧은 질의 메일 보내기 등이 좋은 예시입니다. - 내 기준에서 조금 무리라고 느껴지는 직무나 연봉으로도 일단 지원해보세요.
목표는 성공률이 아니라 거절 내성을 키우는 것입니다. 거절과 수치심을 분리하는 순간, 에이전시는 폭발적으로 성장합니다.
2. 진짜 피드백을 구조적으로 받기
케이트 홀은 "피드백 없이 성장하려는 건 맛도 안 보면서 요리하는 것과 같다"고 표현합니다.
에이전시 높은 사람은 피드백을 기다리는 게 아니라 구조적으로 끌어오는 장치를 만듭니다.
그녀는 트위터 프로필에 익명 피드백 폼 링크를 넣어두고 매주 몇 건씩 피드백을 받습니다. 1년 넘게 받은 피드백 중 악의적인 공격은 극소수였고, 오히려 자신의 말투처럼 정말 고치고 싶었던 문제를 깨닫는 계기가 되었다고 합니다.
실전 적용법
- 회사 슬랙이나 이메일 서명에 익명 피드백 폼 링크를 달아보세요.
- 프로젝트가 끝날 때마다 동료에게 "한 가지 잘한 점, 한 가지 아쉬운 점"만 간단히 물어보세요.
- SNS나 블로그 프로필 상단에 "익명 피드백 환영" 링크를 고정하세요.
핵심은 좋은 말만 들으려는 게 아니라, 나를 찌르는 피드백을 의식적으로 초대하는 태도입니다.
3. 운의 표면적 넓히기
케이트 홀은 새로운 프로젝트를 찾을 때 관련 분야 사람들을 무작정 많이 만나는 것을 의도적으로 실행했습니다.
흥미롭게도 사전에 관련성이 높아 보이는 미팅이 별 소득이 없을 때가 많았고, 오히려 "별 도움 안 될 것 같다"는 단서를 붙인 인연이 가장 의미 있는 협업으로 이어졌습니다.
한국에서 바로 시작하기
- 관심 산업의 온라인·오프라인 모임을 보고 명확한 목적 없이 2~3개만 일단 가보세요.
- 지인에게 "내가 요즘 이런 주제에 관심이 있는데, 떠오르는 사람 있으면 한 명만 연결해줄 수 있냐"고 구체적으로 요청하세요.
- 미팅 전에는 "이번 만남에서 반드시 무언가를 얻어야 한다"보다 "상대가 뭘 좋아하고 어디에 에너지를 쓰는지 이해해보겠다" 정도의 가벼운 목표로 접근하세요.
에이전시는 혼자 머리로 설계하는 힘이 아니라, 몸을 움직여 우연이 끼어들 틈을 만들어주는 힘입니다.
4. 모든 것은 배울 수 있다는 가정으로 살기
사람들은 카리스마, 자신감, 따뜻함 같은 성격 특질을 타고난 것으로 여기지만, 케이트 홀은 대부분이 충분히 연습 가능한 스킬이라고 주장합니다.
누군가 "카리스마를 어떻게 연습하느냐"고 묻자, 그녀는 "관련 책 몇 권 읽고, 카리스마 있는 사람들의 대화 영상을 많이 보고, 그들의 말투와 몸짓을 조금씩 따라 해보라"는 매우 평범한 답을 했다고 합니다. 이 계획은 특별히 창의적이지 않습니다. 차이는 정말 그렇게 해보느냐에 있습니다.
적용 아이디어
- "나는 원래 내성적이라 네트워킹을 못 해"를 "네트워킹도 기술이고, 서툰 시기를 거치는 것은 당연하다"로 문장을 바꾼 뒤, 한 달 동안 관련 책 1권과 실제 모임 2번 참석을 목표로 삼으세요.
- "발표를 못 한다"고 생각한다면 TED나 컨퍼런스 발표를 10개 골라보고, 좋았던 요소를 한 가지씩 베껴보세요.
에이전시 높은 사람들은 "이건 타고나는 거야"라고 말하는 순간을 경계합니다.
그 말이 나오는 즉시, 거기엔 성장 기회가 묻혀 있을 확률이 높기 때문입니다.
5. 낮은 지위의 해자를 사랑하는 법
케이트 홀의 남편인 작가 사샤 채핀은 "멋진 것들 주변에는 항상 낮은 지위의 해자가 있다"고 말합니다. 어떤 분야를 새로 시작하면 한동안 실력도 부족하고 어설픈 상태를 견뎌야 하는데, 이 구간을 건너는 사람만 진짜 기회를 얻을 수 있습니다.
이 해자는 항상 불편하고, 지루하고, 창피합니다. 특히 어느 정도 중간 지위를 가진 사람들이 이 구간을 가장 힘들어하는데, 잃을 것도 많고 그렇다고 완전 초보처럼 막 나갈 용기도 없기 때문입니다.
케이트 홀은 큰 포커 토너먼트에서 너무 못 친 한 판 때문에 기사까지 나올 정도로 조롱을 당했지만, 오히려 그 사건을 "내가 부끄러움에서 어느 정도 자유로워졌다는 증거"로 기억합니다.
실전 연습
- "지금 하는 일이 좀 구려 보인다고 느껴져서 부끄러운가?"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져보세요. 그 답이 "그렇다"라면, 오히려 방향은 괜찮을 가능성이 큽니다.
- SNS나 주변 평가를 너무 신경 쓰는 대신, "1년 뒤에 이 시기를 돌아봤을 때 웃으면서 얘기할 수 있겠다"는 기준으로 현재의 창피함을 재해석해보세요.
에이전시는 결국 창피함을 감수하고 낮은 지위를 잠시 통과하는 용기에서 크게 자랍니다.
에이전시와 번아웃의 관계
의외지만 케이트 홀이 가장 강조하는 팁 중 하나는 "너무 열심히 일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단순한 워라밸 이야기가 아니라, 과도한 노동 시간이 오히려 에이전시를 죽이기 때문입니다.
오래 일할수록 단기 산출물은 늘 수 있지만, 창의성과 큰 그림을 보는 능력은 급격히 떨어집니다. 번아웃이 오면 사람은 아이디어를 실행하기보다 "안 해도 되는 이유"를 찾기 시작합니다. 이게 바로 에이전시가 무너지는 초기 신호입니다.
그녀는 평일 저녁 6시 이후에는 거의 항상 완전히 로그아웃하고, 일요일은 어떤 종류의 노력이 필요한 일도 하지 않는 철저한 안식일로 사용합니다.
현실적인 적용안
- 최소한 주 1회 완전 휴식일을 먼저 정하고, 그날만큼은 사이드 프로젝트나 자기계발도 하지 마세요.
- 퇴근 후 공부나 부업을 해야 한다는 압박이 심하다면, 주 3일만 집중하고 나머지 4일은 아예 포기하는 식으로 리듬을 설계해보세요.
에이전시는 쉴 줄 아는 사람에게 오래 남는 자산입니다.
몸과 마음이 망가지면 하고 싶은 생각이 있어도 실제 행동으로 옮길 수 없습니다.
지금 시작하는 4주 훈련 루틴
- 1주차: 거절당해도 괜찮은 요청 5개 리스트 작성 후 실제로 실행하기
- 2주차: 익명 피드백 폼 만들고 최소 3명 이상에게 링크 공유하기
- 3주차: 관심 분야 모임 1회 참석 및 지인 2명에게 소개 부탁 메시지 보내기
- 4주차: 일부러 조금 창피한 도전 1개 하기 및 주 1회 완전 휴식일 시도하기
완벽하게 지키는 것이 목표가 아니라, "나는 에이전시를 타고나는 것이 아니라 지금 키우고 있다"는 감각을 몸으로 느껴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작게라도 스스로 설계한 행동을 반복할수록, 점점 더 큰 결정을 내릴 수 있는 멘탈 근육이 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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