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INSIGHT

소프트뱅크 5.7조 베팅, AI 인프라 전쟁의 서막

by 구반장 2026. 1. 4.
반응형

 

2025년 12월 29일, 뉴욕 증시에 파란이 일었습니다.

디지털브리지(DigitalBridge Group Inc.) 주가가 하루 만에 10% 이상 급등했습니다.

소프트뱅크 그룹이 이 회사를 주당 16달러, 총 40억 달러(약 5조 7000억원)에 인수하기로 발표했기 때문입니다.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의 이번 베팅은 단순한 투자가 아닙니다. AI 경쟁의 패러다임이 "모델 개발"에서 "물리적 인프라 확보"로 완전히 바뀌고 있다는 신호입니다. 왜 지금 데이터센터에 5조 7000억원을 베팅했는지, 그 전략을 분석해보겠습니다.

디지털브리지는 어떤 회사인가

디지털브리지는 단순한 부동산 회사가 아닙니다.

데이터센터, 통신망, 엣지 인프라 등 디지털 경제의 기초를 이루는 자산에 투자하고 관리하는 전문 기업입니다.

현재 약 1,080억 달러(약 155조원)의 자산을 운용하고 있으며, AI 시대의 핵심 인프라를 장악하고 있습니다.

주요 포트폴리오를 보면 Vantage Data Centers는 북미·유럽·아시아 태평양 지역에서 하이퍼스케일 데이터센터를 운영하며 최신 AI 최적화 시설을 갖췄습니다. Switch는 100% 재생에너지 기반 엔터프라이즈 데이터센터를 네바다·텍사스·조지아·미시간에서 운영 중입니다. AIMS는 말레이시아 주요 인터넷 교환소를 운영하며 동남아 콜로케이션 시장을 장악했고, DataBank는 미국 전역에 엣지·상호연결 시설과 고속 네트워크 인프라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AI 경쟁 패러다임의 근본적 변화

불과 2년 전까지만 해도 AI 경쟁은 "누가 더 나은 모델을 만드는가"였습니다.

하지만 현재는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이제 경쟁의 중심은 "누가 AI를 돌릴 수 있는 물리적 인프라를 더 많이 확보하는가"입니다.

OpenAI, Microsoft, Google 같은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은 이미 수백억 달러를 데이터센터에 쏟아붓고 있습니다.

Microsoft는 FY2025년에만 800억 달러(약 115조원)를 AI 데이터센터에 투자했습니다.

OpenAI·Oracle·SoftBank가 진행하는 Stargate 프로젝트는 5,000억 달러(약 720조원) 규모이며, 10기가와트 용량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Google은 TPU 기술로 NVIDIA에 독립적인 AI 칩 생태계를 구축 중입니다.

NVIDIA 지분 매각의 진짜 이유

흥미로운 점은 자금 출처입니다.

소프트뱅크는 지난 2024-2025년 동안 NVIDIA 지분을 약 60억 달러(약 8.6조원) 규모로 대규모 매각했습니다.

당시 시장에서는 "소프트뱅크가 NVIDIA를 외면하는 건가"라고 의문을 제기했지만, 사실은 다른 전략이었습니다.

NVIDIA 칩이 필요한 것은 맞지만, 그것을 운영할 데이터센터와 전력 인프라가 더 중요하다는 판단이었습니다. 손정의 회장은 이 자금으로 글로벌 데이터센터 운영 기업의 인수, 전력 공급 안정성 확보, ASI(초지능) 실현을 위한 기초 인프라 확립을 노렸습니다.

AI 데이터센터의 전력 위기

2024년 글로벌 데이터센터 전력 사용량은 415TWh로 전 세계 전력의 약 1.5%를 차지했습니다. 2030년에는 945TWh 이상으로 2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미국만 봐도 2030년 전력 사용량이 133% 급증해 183TWh에서 426TWh로 늘어나며, 이는 시카고 16개를 운영할 수 있는 양입니다. 가트너는 2027년까지 AI 데이터센터의 40%가 전력 부족 문제를 겪을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GPT-5 AI 모델 1건 처리에는 GPT-4의 8.7배 전력이 소비됩니다. 기존 엔터프라이즈 데이터센터 랙당 전력은 7-10kW였지만, AI 전용 GPU 서버 랙은 NVIDIA GB200 기준 60-120kW를 필요로 합니다. 구글 전 CEO 에릭 슈미트는 "AI를 제한하는 것은 칩이 아니라 전력"이라고 명확히 했고, 일론 머스크도 "전력 공급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칩 생산보다 어렵다"고 동의했습니다.

소프트뱅크의 전략적 의도

Stargate 프로젝트에서 소프트뱅크는 자금 제공 회사였습니다. 하지만 디지털브리지 인수를 통해 데이터센터 운영 노하우를 확보하고, 글로벌 네트워크 인프라를 장악하며, 에너지 공급 안정성을 강화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소프트뱅크 스스로 AI 인프라의 모든 레이어를 통제하려는 수직 통합 전략입니다.

손정의 회장의 최종 목표는 Artificial Super Intelligence 달성입니다. 초지능을 구현하려면 단순히 좋은 모델만으로는 부족합니다. 모델을 돌릴 수 있는 기계, 전력, 네트워크가 모두 갖춰져야 하는 것입니다. 2026년은 AI 인프라 패권 경쟁의 해로 평가받고 있으며, 소프트뱅크가 일본 기업이지만 미국 인프라 기업을 인수하는 이유는 글로벌 AI 주권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함입니다.

한국이 배워야 할 교훈

한국 정부는 최근 AI 3대 강국 전략을 발표하며 100억 달러 규모 AI 예산을 편성하고, 26만 GPU를 도입하며, 국가 AI 컴퓨팅센터 구축을 계획했습니다. 하지만 규모로는 부족합니다. 소프트뱅크가 5조 7000억원을 디지털브리지에 베팅한 것은 단순 투자가 아니라 AI 시대의 기본 인프라 확보라는 신호입니다.

한국도 전력 인프라 개혁이 필요합니다. 지역별 요금제와 분산형 발전시설을 도입해야 합니다. 데이터센터 운영사 육성도 중요합니다.

단순 건설이 아닌 운영·관리 역량을 강화해야 하며, 국가차원 AI 인프라 펀드를 조성해 소프트뱅크 수준의 과감한 자본을 마련해야 합니다.

이번 소프트뱅크의 디지털브리지 인수는 단순한 M&A가 아닙니다. AI 경쟁의 패러다임이 모델 개발에서 물리적 인프라 확보로 이동하고 있다는 명확한 신호입니다. 손정의 회장이 말했듯이, AI가 전 세계 산업을 변혁할 때 우리는 더 많은 컴퓨팅, 연결성, 전력, 그리고 확장 가능한 인프라가 필요합니다.

반응형

댓글